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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및 서평/인문도서

지리의 힘 / 서유럽,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감지되다 / 팀 마샬

지리의 힘 / 서유럽


 

『지리의 힘』 서유럽,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감지되다.

 

    안녕하십니까? ^^ 오늘은 『지리의 힘』 서유럽 편입니다. 유럽은 우리에게 익숙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글을 읽으면서 하나도 몰랐던 것과 같았고, 특히나 수많은 나라 간에 갈등과 대립이 어떻게 작용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얼마전 벌어진 벨라루스의 반정부 시위가 어떤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는지 모르듯, 유럽인들도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의 세력 줄다리기로 어떻게 할 수 조차 없는 교착상태라는 것을 유럽인들 역시 잘 알지 못할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역지사지).

 

    특히 세계 여러 나라의 갈등이 빚은 사례를 보면 우리 한반도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우리 편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반대편에 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은 우리 문제는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풀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유럽은 알프스산맥과 카르파티아 산맥을 중심으로 서유럽(북유럽)과 남유럽으로 나뉩니다. 북유럽 평원은 대체로 평원이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으며 그것이 스페인 피레네 산맥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의 우랄산맥까지 이어집니다. 반면 남유럽은 수많은 산악지형으로 많은 민족들이 들어서있고 언제라도 분쟁과 마찰이 빚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지리의 축복을 받은 서유럽 vs 지리의 차별을 받은 남유럽

 

    서유럽 국가들은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부유합니다. 북쪽이 산업화를 일찍 이룬 탓도 있겠지만, 지리적인 문제가 후퇴를 이끌었다는 이유가 큽니다. 서유럽과 남유럽이 보여주는 대조적인 양상은 남쪽이 북쪽에 비해 농업에 적합한 평야가 적고 자연재해의 피해가 더 많기도 합니다. 

 

    또 서유럽의 북유럽평원은 프랑스에서 러시아까지 이어져 있어 일종의 통로 구실도 하고 있으며, 잘 발달된 물길을 이용해 대규모 경작뿐만 아니라 작물과 상품의 이동도 용이합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넓은 평원과 잘 발달된 강과 하천을 이용해 경제발전을 이루기에 충분한 여건을 가졌습니다.

 

    이탈리아는 산악지형이 적은 지리적 이유에서 북부 이탈리아에 모든 국가 기반 산업이 집중되어 있고 시민들의 소득 수준도 높습니다. 반면 남부 이탈리아에는 유망한 산업이 없으며 관광업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소득 수준이 한참 떨어집니다. 그래서 북부 주민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신들의 세금이 남부 주민들을 지탱하는데 쓰인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스페인도 대서양으로 뻗어나가기 좋은 지리적 여건이지만 어디까지나 그뿐입니다. 내륙에는 농사를 지을 땅도 부족하고 토질도 형편없는데다 하천들도 짧은 탓에 국내 곳곳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프랑스로 건너가자니 피레네 산맥이 벽처럼 막고 있고 교역을 하러 넘어가기도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서로 간에 침략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대부분 산지로 구성되어 농사지을 평야가 부족하며 하천들 또한 수송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해양으로 진출하자니 서로 사이가 안좋은 터키가 떡하니 버티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는 않습니다. 또 그리스는 암초를 제외한 섬들만 따지만 1,400여 개에 이르고 이 것을 관리할 해군력이 부족하여 영국에 많이 의지하였으나 냉전 이후 지원이 끈기면서 그리스는 감당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액수의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위기, 유럽의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로

 

    2012년 그리스를 디폴트 위기에서 구하고 유로화 사용국에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유럽에서는 구제금융이 실시되었습니다. 독일처럼 잘 사는 국가에서는 자기들 세금으로 돕자니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았고, 그리스 정치인들은 그들의 과거 침략 역사를 들춰내 비판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쪽에서 일어나는 균열과 긴장의 조짐

 

    러시아 때문에 유럽국가들은 항상 두려움에 떨고 불편해합니다. 그들은 나토(NATO)를 결성해 러시아에 대항할 힘을 마련해두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크림반도 합병을 지켜보면서 과거의 공포가 잊을만하면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칸 지역 국가들은 소비에트 제국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이 지역 산악 지형은 많은 소규모 국가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등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 지형적 요인들은 통합을 저해하는 작용을 했습니다. 결국엔 다민족 다국가가 형성되어 언제라도 갈등이 깊어져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된 셈입니다. 그 사이 갈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러시아가 있을 뿐입니다.

 

프랑스는 독일을 두려워하고,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871년 독일은 통일을 이룬 후 프랑스를 무릎 꿇렸고 기념행사는 베르사유 궁에서 행해졌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다시 한 번 독일에게 점령당하게 됩니다. 이 정도면 독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이 잠재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프랑스는 영국, 러시아와 함께 1907년 3자 동맹을 맺기도 합니다.

 

    반대로 독일은 나폴레옹 시절의 프랑스를 떠올리며 혹시 모를 상황에 항상 대비한다. 더구나 프랑스의 좋은 지리적 여건(지중해, 북해, 대서양 진출 가능 + 드넓은 평야 + 이동하기 좋은 강과 하천) 때문에 언제라도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도 합니다.

 

유럽연합 안에서 감지되는 지리의 복수

 

    유럽연합 설립으로 프랑스와 독일이 더 이상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커다란 경제 공동체가 만들어지면서 다른 대륙과 비교해 큰 경쟁력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로존 금융위기와 더불어 내부에선 균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유로존 내 잘 사는 나라는 계속 잘 살게 되고 그리스처럼 금융위기에 처한 나라는 한 없이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독일은 유럽연합이 Made in Germany를 팔기에 아주 좋은 시장이라서 놓칠 수 없는 반면 그들의 세금이 스페인, 그리스 등 금융위기 국가들에게 쓰인다는 것이 불만입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러시아 세력 확장에 유로존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동유럽의 정치적, 이념적, 민족간의 분열을 러시아가 이용하면서 유럽연합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 영광스러운 고립?

 

    모든 섬나라, 해양국가들의 공통점은 외세의 침입을 받지 않고 자국의 발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일찍이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고, 아시아에서 일본도 외세의 침입 없이 발전을 이뤄 아시아에서 먼저 산업화를 이루는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지리적 입지 중 하나가 그린란드 - 아이슬란드 - 영국을 잇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인 GIUK 갭입니다. 러시아는 이 곳을 통과 할 때 영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또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까지 포함한 유럽 해군이 대서양으로 진출할 때는 영국 도버 해협을 건너야 하는데 이 역시 영국의 지배하에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인들은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어 예전 대영제국처럼 넓은 곳을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증가와 유로존 탈퇴, 스코틀랜드 독립(앞서 말한 GIUK 갭의 영향력 감소)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들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음이 명백합니다.


    『지리의 힘』이라는 책은 읽을수록 재미있고 귀중한 책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에서의 갈등과 이익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고, 저 먼 나라에서 발생하는 시위가 무엇 때문이고 주변국들과 어떤 물의를 야기하는지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교양서 추천목록에 적극 넣어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