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오늘 책리뷰 및 서평으로 소개드릴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Sapiens)』입니다. 『사피엔스』는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인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써 과거, 현재, 그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큰 메시지를 던집니다.
주된 물음으로 왜 사피엔스 종만이 지구 상에 살아남았는지, 인간은 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 되었는지, 과학은 모든 종교의 미래인지, 인간의 문명은 왜 발전하였고 이런 발전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는지, 인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알아봅니다. 책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일관되게 읽었던 책입니다.
▶ Who is 유발 하라리(Yuyal Noah Harari) (출처: 책 날개)
유발 하라리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획득합니다. 현재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전공은 중세 역사와 전쟁 역사로,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역사에 정의는 존재하는지,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해졌는지 등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의 세계사 연구는 유튜브 등의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전 세계 8만 명 이상의 그의 수업을 듣고 있다. 2009년과 2012년에 '인문학 분야 창의성과 독창성에 대한 폴론스키 상'을 수상했고, 2002년에 '영 이스라엘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에 선정되었습니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오랜 연구의 결과물인 『사피엔스』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출간되어 800만부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탐색한 『호모 데우스』와 현재의 인류를 살펴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또한 명쾌한 통찰과 대담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총균쇠』(재레드 다이아몬드)와 비교하면,
저자 유발 하라리가 『총균쇠』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기에 『총균쇠』의 다루는 주제가 더 넓을 줄 알았는데 반대였습니다. 물론 한 주제의 깊이는 『총균쇠』가 더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총균쇠』는 인류가 어디서 발생하여 지리적, 환경적, 기후적 특성에 따라 어떻게 문명이 퍼져나가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왜 유럽인이 아프리카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없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유전적 우월성이 아닌 환경적인 이유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반면 『사피엔스』는 앞서 『총균쇠』의 기본 내용에 농업혁명, 종교혁명, 과학혁명, 그리고 인류의 미래와 방향까지 엮으면서 '사피엔스'라는 종의 대부분을 망라합니다. 인류에 대한 백과사전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두 권 모두 호기심 가득한 주제이고 난이도는 『사피엔스』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점을 들어 비교적 높았습니다.
1.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호모 사피엔스의 대진격의 시기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이 얼추 일치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대형동물들도 멸종하게 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영리함에 의한 "인종청소"를 당했다는 가설이 제법 설득력 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우리 몸에 1~2%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일부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에 합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로 대형동물들의 멸종도 농업혁명 이전에 사피엔스들에 의한 사냥을 한 결과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인류문명 발전에 따라 멸종하거나 멸종위기종에 처한 동식물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농경사회의 비극
우리는 '농업혁명'이 인류의 눈부신 혁명 중에 하나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농업혁명에 의해 사피엔스는 더 비참한 삶을 맞이하였다는 가설을 펼칩니다. 수렵채집 생활에서는 오전에만 사냥하고 그 이후 시간은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웠지만, 농경생활이 시작되고부터는 새벽부터 일어나 밭을 일구고 1년 내내 노동에 시달리게 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 우리는 '밀'을 예로 들어 아주 훌륭히 재배하고 수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인류생존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책에서는 밀이 전 세계로 번식하기 위해 인류가 이용당했다는 측면에서도 생각해봄직 합니다.
3. 우리가 부지런히 일해도 풍족하지 못한 이유
수렵채집 생활에선 특별한 계층 분화가 일어나지 않아 누구든 공평한 삶을 누렸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많은 인력이 농업에 매달리고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계층 분화가 본격적으로 일어납니다. 누구는 정치인이 되어 계층 사다리를 통해 올라서고 저 밑의 농부는 농사를 평생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4. 파라오의 화려한 무덤, 피라미드는 현대인이 쌓아올린 아파트와 다를 것이 없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파라오는 자신만의 화려한 무덤을 짓습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피라미드를 지어 욕망을 과시하듯이 우리 현대인들도 자신과 자산을 과시하기 위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5. 부당한 차별
『총균쇠』에서도 밝혔듯 여성, 유대인, 집시, 게이, 특히 흑인이 노예시장에서 거래되는 등 부당한 차별을 극심히 받습니다. 이들은 지리적, 환경적 차이로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과 과학이 결합한 유럽 문명에 의해 값싼 노동력으로 착취당합니다.
6. 인지혁명
호모 사피엔스는 어느 특정 시기에 뇌의 회선이 재배치되었는지, 언어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사고가 발전하면서 공통의 지성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영장류는 기껏에야 수 십, 수 백 단위지만, 사피엔스는 협동의 범위가 수 십만명, 수 백만명 이상에 달합니다.) 특히 지도층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어 모두가 하나의 생각과 사상을 가지도록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것을 만들어 내고 지역은 달라고 서로 통하는 것이 있도록 만들어 냅니다.
7. 화폐
고대에는 조개껍질과 쌀, 담배 등의 물물교환으로 화폐의 역할을 대신했다면 근대에 들어서는 금과 은을 통한 글로벌 통합을 설명합니다.
8. 과학혁명(산업혁명)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이루어진 과정을 설명합니다. 또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봅니다.
9. 과학과 자본주의, 그리고 신용
과학과 자본주의의 결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시 변방이었던 유럽인들은 선진국이었던 중국에 비해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탐구하는데 노력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때마침 과학발전을 이루게 되고 수많은 것을 노력하면 얻게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 돈을 어딘가에 투자를 하고, 투자수익을 내면 그 돈으로 다시 갚을 수 있다는 신용이 창조되고 모든 유럽인들이 신용이라는 관점을 공유하게 됩니다. A가 저축하면 이자를 받을 수 있었고, 금융업자 B는 C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고, C는 사업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런 행위들은 무에서 노력하면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개방적 사고를 가지는데 도움이 되었고, 때마침 연구하면 새로운 것을 가져다주는 과학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것으로 유럽 사회는 급속도로 팽창하는 계기를 맞이합니다.
10. 스페인과 네덜란드
두 나라 모두 신용을 바탕으로 세력 확장을 뻗어나간 것은 맞지만, 스페인 국왕은 잦은 전쟁으로 채무불이행을 하며 신용을 잃어 더 발전 가능한 임계점을 넘지 못하였습니다. 반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네덜란드 상인들은 빌린 돈은 반드시 갚는 높은 신용도를 보이며 유럽 무역과 경제의 중심이 됩니다. 이후 암스테르담이 대표적인 도시이며, 이들 네덜란드 인들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의 시초가 됩니다.
11. 네덜란드 이후 영국
네덜란드는 자만에 빠져 더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합니다. 영국은 앞선 나라들의 장점을 대거 흡수하고, 단점은 빠르게 보완해 나갑니다. 그래서 유럽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특히 영국은 기업이 세운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2. 아편전쟁
자본주의와 과학의 결합으로 강력해진 영국은 그동안 절대적 왕자로 군림하던 중국과의 싸움에서 이겨버립니다. 영국에서 아편을 계속 수입하던 중국은 거래를 단절하지만, 군사 기술력에서 어느새 앞서버린 영국은 중국을 힘으로 이겨버립니다. 서양과 동양의 무게추가 기울어진 사건입니다.
13. 노예무역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흑인을 값싼 노동력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인권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유럽 중산층은 주식투자를 한 것뿐이겠지만,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 흑인 노예의 인권을 탄압한다는 것까진 깊이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14. 금융혁명
전 세계가 기축통화 달러를 이용하면서 금융혁명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쉴 새 없이 더 열심히 일하게 되었습니다. 제2의 농업혁명이 되어버렸고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실패로 판명난 공산주의,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15. 에너지 혁명
호모 사피엔스는 여러 번의 에너지 혁명을 맞이합니다. 농업혁명, 증기기관, 내연기관 등등. 아마 미래의 에너지 혁명은 전기 배터리나, 수소차처럼 수소에너지 산업이 또 한 번의 에너지 혁명을 이끌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16. 행복 Happiness
과연 인류가 이룩한 문명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졌을까요?
17. 인류의 미래.
과학 발전으로 우리는 더 이상 지금의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DNA 조작과 같은 생명공학 치료, 뇌에 칩을 심는 등 우리 삶을 좀 더 편리하게 바꾸려는 시도.(스마트폰, 스마트워치를 소지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가 아닐까) 언젠가는 윤리적 딜레마를 딛고 이런 프로젝터들이 실행된다면 우리는 '인간적이다'라는 표현을 쓸 수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피엔스』는 인류 역사부터 종교, 과학, 행복, 미래 등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 '사람'이라는 동물을 탐구하는 데에 이만한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책 초반부부터 아주 흥미진진하고 속도감있게 내용이 전개됩니다. 읽으면서도 연신 '와와 재밌다'를 연발했습니다.
다만 다소 긴 내용으로 읽어내는데 부담은 아주 조금 있었지만 크게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분량의 과학도서로 『코스모스』, 『총균쇠』가 있는데 세 권 모두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인류에 대해 점점더 많은 탐구를 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지리적, 환경적으로 적응하면서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켰는지 이 정도로만 기대하고 책을 펼쳤으나, 읽으면서 역사, 과학, 종교 등 많은 부분을 다루면서 이것은 "찐"이다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
재미있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듯한 이 책을 여러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한번 더 읽어 볼 계획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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