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 오늘 책리뷰 및 서평으로 인사드릴 책은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입니다. 책 소개처럼 20대 초중반에게 인기가 많을 영어덜트 소설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스토리 전개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는 않고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클린했습니다 ㅋㅋ)
책 시작부터 굉장히 강렬한 스토리 전개로 '시작부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중후반부 내용이 계속 궁금해졌고 몰입되는 내 모습에 신기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소설 『아몬드』는 독자를 사로 잡기에 충분한 점이 있습니다. 12,000원 짜리 책이 영화 한 편을 즐겁게 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 Who is 손원평 (출처 : 책표지)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습니다. 2001년 제6회 『씨네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2006년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순간을 믿어요」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습니다. 『아몬드』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며,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 아몬드 줄거리
일단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머릿속 아몬드 크기만 한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슬프냐면 사람들과 기쁨과 슬픔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친구의 기쁜 일, 가족의 슬픈 일에 같이 웃고 슬퍼할 수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얼마나 슬플까요. 하지만 주인공은 이런 상황 자체조차도 슬프다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책 도입부터 스토리 전개는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비관한 한 남자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는 화가 나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릅니다. 이때 주인공의 눈앞에서 어머니와 할머니를 잃고 맙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주인공은 감정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작가가 어쩌려고 주인공을 홀로 둔 건지...)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두 번째 사건, 주인공이 6살 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누군가 심하게 맞아 죽어가고 있는 걸 본 주인공이 근처 문방구 아저씨에게 그 사실을 알립니다. 아저씨는 워낙 차분하고 감정 없이 말하길래 시시한 장난으로 듣고 넘깁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은 죽었고 아저씨의 아들이었습니다.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할머니는 주인공이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걸 바라지 않고 정말 노력해서 키우셨습니다. 감정을 못 느끼는 주인공에게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생일케이크에 초를 붙여 노래를 부를 때는 같이 불러주고 웃어야 한다는 등 상황에 따라 감정표현 방법도 알려줍니다. (주인공 입장에선 사회생활 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슬픕니다 ㅜㅜ)
아기 때 주인공은 큰 개를 보고도 물러서지 않고 도리어 손을 내밀어 다치고 맙니다. 피가 철철 흐르지만 공포(감정)를 느끼지 못했기에 아기는 위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또래에 비해 겁이 없고 침착한 아이.'
아이는 커서 어머니와 할머니가 운영하던 중고 책방을 운영합니다. 그곳에는 학교에서 친해진 '문제아'와 '썸녀'(물론 여자아이만 느끼는 감정입니다.)가 자주 놀러 옵니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습니다. '괴물', '몬스터', 뭐 그런 말들 별명으로 불립니다. 그때 마침 우연히 문제아 친구와 사귀게 되고 둘은 서로의 고민과 비밀을 하나하나씩 공유하고 우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사랑을 속삭이는 친구와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쉽게 우정이나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요?
문제아 친구가 하루는 완전 삐딱선을 타고 어두운 세계에서 출세할 거라고 가출을 합니다. 그리곤 교도소를 밥 먹듯 들락거리는 그 지역에서 알려진 사람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는 주인공 친구를 학대에서 이용하고 부려먹기만 합니다. 주인공은 학교에 오지 않는 친구를 찾으러 결국 여기까지 찾아오게 됩니다. 문제아 친구가 평소에 했던 말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친구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피투성이에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친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한바탕 격투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소동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 주인공은 칼을 맞고 의식을 잃어갑니다. '뭐하러 여기까지 왔냐'며 문제아 친구는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흐느낍니다.
주인공이 죽나 싶었는데, 때마침 여자 친구가 경찰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고, 주인공은 무사히 구출됩니다. 우정, 사랑,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헤피엔딩으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때로는 긴박하게, 때론 대화의 시간이 느껴질 정도로 완급조절이 뛰어납니다. 개성 있는 소재와 이벤트가 쉬어갈 틈 없이 해줍니다. 소설은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잘 읽혔습니다. (오히려 오래간만에 읽는 소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몬드를 느낀 점은 주인공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일부 현대인들의 감정 없는 삶을 비추어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스스로를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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